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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SK와 4개 전문병원 협력
언제라도 주머니를 열 준비가 되어 있는 중국 상류층 5%를 잡아라.
의료 시장 개방에 맞춰 국내 병원들이 대륙 정벌에 속속 나서고 있다. 병원들이 중국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달해 적자를 보고 있는데 비해 중국 인구의 5%에 해당하는 상류층의 구매력은 어마어마하기 때문. 특히 최근 미용과 출산 등에 관심이 폭발, 치ㆍ안ㆍ성형ㆍ 피부ㆍ산부인과 등 경쟁력 있는 병원들이 서해를 건너고 있다.
선발대는 아이캉(愛康) 병원. 예치과, 탑성형외과, 초이스피부과, 새빛성모안과 등 4개 전문 병원이 오는 9월 베이징 남동쪽 조양구에 문을 여는 미용 종합 병원이다. 멀티 클리닉을 내세운 아이캉 병원은 2007년까지 20여 개 프렌차이즈를 설립할 계획이다.
박인출 예치과 원장은 “국내 대기업인 ㈜SK와 국내 각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병원들이 협력해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 첫 사례로 향후 중국 진출의 모델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성일 탑성형외과 원장은 “중국에서 한국의 미용 관련 의료 기술에 대한 평가는 대단하다. 치열한 경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국내의 성형ㆍ안ㆍ치ㆍ피부과 등의 의료 기술은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했다.
아이캉 병원은 국내 의료진과 중국 현지 최고의 의사 20여 명이 연건평 1500평의 초현대식 건물에서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병원이 들어설 조양구는 최고급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어 있으며 외국 대사관들이 대거 거주하는 부촌이다.
국내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져 고사 위기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들의 중국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한 자녀’ 규정 때문에 중국의 상류층은 임산부의 진찰부터 출산과 산후 조리까지 돈을 물처럼 펑펑 쓴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고영익 미체원 원장에 따르면 베이징에 있는 미국계 병원의 경우 정상 분만비는 7000달러(한화 840만 원), 제왕절개비는 1만 달러(1200만 원)를 받고 있지만 3년 후까지 예약이 완료된 상태라고 한다. 국내 정상 분만비 40~50만 원의 20배에 달한다. 의료 기술만 인정받으면 산부인과는 중국에서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
고 원장은 “올 연말 설립을 목표로 베이징에 1500평 규모의 병원 건물을 물색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입성하면 선풍적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