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한류 열풍 "가자, 중국으로!"
중.소형 병원 운영난 돌파구로 중국시장 개척 러시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광혜병원(원장 박경우)은 지난달 25일 중국 톈진에 잇는 제일중심의원 내에 골과(신경외과, 정형외과)와 합작해 척추전문센터를 개원했다. 제일 중심의원은 톈진의과대학 부속 병원으로 톈진 시내에서는 최고의 의료진을 자랑하고 있는 병원이다.
박원장은 이미 지난 9월 말 중국인 디스크 환자에 현미경 레이저 미세수술을 실시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미경 레이저 미세수술은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시행된 적이 없는 첨단 수술법. 따라서 박원장은 중국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 아래 개원을 결심했다고 한다.
일산에 본원을 두고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네트워크화를 추진하고 있는 새빛안과의원(대표원장 박규홍)은 국내 여러 병원이 함께 12월 중으로 베이징 시내에 아이캉 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이병원은 SK 중국 현지법인인 SK차이나와 중국 위생부(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에 해당) 등과 합작 투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최근 병․의원의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시장이 포화상채에 이른데다 경기마저 침체돼 병원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의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돌파구로서의 중국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국내 병원의 해외 직접투자 누적액은 총 1,268만 달러였으며 이중 대 중국 투자는 205만 달러로 16.2%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만 보면 국내 병원의 해외 투자액 230만 달러 가운데 76.1%인 175만 달러가 중국으로 몰렸다.
올해 병원들 해외투자 중국에 76% 몰려
이처럼 국내 병원들이 중국 투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주식회사(법인)형 병원설립으로 영리 의료 활동이 가능하고 고소득 중국인에게 고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병원 수지의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의료법인의 영리행이 금지와 낮은 의료수가 등으로 중소형 병원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는 의사들 입장에서는 굉장한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서울 마리아병원 안종남 부사장은 “최근 중국 내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품에다 중국의 의료수중이 낙후돼 있기 때문에 중국 상류층이나 중국 거주 외국인을 중심으로 질 높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강한데다, 국내 의료시장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국내 의사들의 중국진출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고 평했다.
중국병원에 진료과목 추가해 진출
국내 의사들의 중국진출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중국 내 중급 이상의 병원에 진료 과목을 추가해 들어가는 방법이다. 이를 의료계에서는 원내원 개원이라고 부른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의사들 대부분이 이런 형태로 진료를 하고 있다.
지난 2000년 10월 원내원 형식으로 따롄에 SK차이나의원을 개원한 청담동 SK성형외과(원장 심영기)는 중국 진출의 원조 격이다. 현지에 중국인 의사 2명을 두고 심원장은 한달에 2~3일 왕진을 하고 있다.
인천에 있는 서울정형외과(원장 신영수)도 같은 경우다. 신원장은 2년 전부터 중구 진출을 추진해오다 마침내 지난 7월 나창에 있는 호항병원에 정형외과를 개원하고 본격적으로 중국 진료에 나섰다. 그는 매주 월~목요일은 인천에서, 금~토요일은 난창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두 번째 유형은 중구 현지법인과 합작투자 형태로 병원을 직접 차리는 경우다. 아이캉병원과 선양 마리아병원이 이에 속한다.
서울 마리아 병원이 주축이 된 선영 마리아병원은 한국 5개 전문병원과 선영 동방의료집단간 기술합자를 통해 설립됐다. 9층 건물에 현재 4개 과의 진료를 진행 중인데, 정식 개원은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다. 한국에서 진출한 첨단 의료분야는 △불임치료기술(마리아병원)△임플란트 등 치과 첨단기술(이지나치과)△첨단 피부관리 기법, 노화 및 비만 예방기술(클린업피부과)△성기능관련기술(죠이비뇨기과) 등이다.
단독 개원은 편법이라 절차 등 복잡
의료계의 중국 바람은 지난 해 초 중국 정부가 자본금 2,000만 위안(약 32억원) 이상 의료기관에 대해 합작 조건으로 외국 계 병원의 설립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불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의사는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만큼 국내 여건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찮다. 대부분의 국내의사들은 중국인